트위터에서 해시태그로 커플지정멘션받고 놀았던 단문. 500자도 안되는 짧은거 모음~,~
다무벨져/릭벨/제키벨/다이글/티엔마틴/루톰
다무벨져
이럴때면 첫째는 둘째가 제법 저와 닮았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앞에 앉아 찻잔에 입을 대며 얼굴을 있는대로 구기고 있는 저 모습이란. 막내라면 툴툴거리면서 솔직하게 토로할 불만도 둘째는 신경을 살살 긁어가며 입꼬리를 올린다. 그러면서도 핵심은 말하지 않는 꼴이 본인이 말하는 답답한 저와 닮았다고 말하면 화를 낼까. 벨져, 말 할게 있으면 말을 해라. 흠 뭔가 내가 말 할만한 걸 만들었나보지? 눈을 흘기며 말꼬리를 올리는 둘째에게 그만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 하. 순간 분위기가 변한다. 얼굴로 미적지근한 액체가 쏟아진다. 그게 둘째가 마시던 홍차라고 손에 쥐어진 컵을 보고 알았다. 미안 형, 어젯밤 일을 생각하니 손이 그만 미끄러졌어. 평소라면 참았을 무례함이었으나 더해진 한마디가 그만 첫째의 화를 돋구고 만다. 몸을 일으켜 손을 뻗는다. 그대로 머리를 잡아 테이블로 내리쳤다. 나도 그만 손이 미끄러졌군. 빈 찻잔을 쥐는 하얀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는 꼴이란.
릭벨
벨져 홀든이라는 사람은 타인의 도움을 요청하는데 거리낌은 없으나 애당초 요청할만한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 고 릭은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지금 눈앞에서 자신의 도움을 기다리며 미동도 않고 있는 벨져를 바라보고있으니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 왜 가만히 있지 릭? 벨져의 약간 퉁명스런 목소리에 릭은 화들짝 놀라 보이지도 않을 고개를 저었다. 아 아무것도 아니오. 하얀 등을 새빨갛게 가로지르는 상처에 약을 바르는 손길과 함께 파르르 떨리는 피부. 그만 실수로 손톱을 대니 어깨가 놀라 몸이 작게 뛴다. 릭 톰슨. 아 미안하오. 벨져의 질책에 사과를 전하면서도 슬며시 고개를 드는 작은 쾌감.
제키벨져
제키엘17/벨져15정도
가만히 지하철을 기다리는데 건너편으로 세명의 하얀머리가 섰다. 제키엘에게 그 세명은 다시 태어나도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존재다. 다이무스, 벨져, 이글 홀든. 그 중에서 특히나 둘째인 벨져 홀든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세포 하나까지 전부 손에 넣었었지만 마지막 손을 놓친 짧은 순간 제 심장에 칼을 들이밀었던. 세 형제는 제키엘을 눈치채지 못하고 조잘거린다. 정확하게는 막내가 혼자 조잘거리고 두 형제는 가만히 웃는다. 그러다가 눈이 마주쳤다. 약간 녹색이 섞인 푸른 빛. 지중해의 얕은 바다를 떠올리게 하는. 날카로운 시선이 놀라움에 물들어 크게 열리고 제키엘은 입꼬리를 끌어올려 웃는다. 언젠가 지배했던 그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린다. 제키엘, 가자. 손을 잡아끄는 메이의 손, 열차가 들어오기 직전 손을 흔들어 건너편으로 인사했다.
다이글
앞에서 고기를 써는 막내를 보는 자신의 눈빛은 마치 자식을 바라보는 아버지와 비슷하다는 자조. 뭐야 큰형 안먹어? 그럼 내가 먹는다? 얼마나 나이를 먹어도 해맑게 첫째를 올려다보는 막내 앞으로 접시를 밀어준다. 얼마만이더라 이렇게 식사를 같이 하는게. 재미없게 자기까지 회사로 가기 싫다며 집을 뛰쳐나가 연합으로 가버리는 바람에 얼굴도 보기가 힘들어졌지. 밥이나 제대로 먹고사는지 걱정이 되던 때였다. 간만에 밥이나 먹지 않겠냐고 연락이 왔던 건. 그래서 해가 질 즈음 얼굴을 맞대고, 큰형 오랜만이라며 달콤하게 입술을 대던 막내와 키스를 하고 저녁은 그래 룸서비스였다. 그리고 아침부터 이렇게 고기놀음. 밥까지 챙겨 먹이다니 정말 부모같군. 내가 네 아버지도 아니고. 한숨을 쉬는 첫째에게 아버지와는 살을 섞지 않는다며 웃는 막내.
티엔마틴
지금은 당신 생각을 알 수 있어요, 굳이 내 능력이 티엔 정, 당신에게 통하지 않더라도 말이죠. 마틴 챌피가 어쩌다가 티엔 정에게 올라타게 되었는지는 정말 많은 설명이 필요하리라. 장담하건데 그 원인은 절대로 사랑은 아니다. 그렇다고해서 티엔을 당황하게 하고 싶어했기 때문만도 아니다. 좀더 복잡한 여러가지 요인이 얽혀 마틴은 반라의 티엔 위에 올라탔으나 사실 그 원인을 직접 말하라 하면 본인도 설명을 힘들어 하겠지. 사람들의 마음을 다 읽어내는 그 마틴 챌피가. 하지만 마틴은 확신하고 있었다. 이 정도면 티엔 정의 저 철벽같은 표정도 무너질 것이라고. 하지만 티엔 정의 입에서 나온 말이란. 흠 복근운동을 하라는 건가? 네 무게정도면 좋은 운동이 되겠군.
루톰
선배 제가 준 초콜릿…드셨어요? 몸을 살짝 꼬며 수줍게 물어보는 후배의 질문에 루이스는 입에 물었던 커피를 대차게 뿜었다. 초콜릿, 맞다 큰일났다. 그랬었다. 토마스가 준 초콜릿도 트리비아의 입에 우적우적 씹혀나갔겠지. 잊고있었다. 토마스가 줬다는 사실도 내일, 그러니까 화이트데이때 보답해야 한다는 사실도. 트리비아와의 격한 신경전에 그만 잊고말았다. 그래 토마스 맛있더라. 억지로 띄우는 미소는 루이스의 상냥함이다. 그리고 토마스의 눈에 맺히는 기쁨의 눈물. 선배 너무 그러실 필요 없으신데…트리비아씨가 다 드신거 알아요 그래서 제가 이렇게 내일 화이트데이까지 겸해서…지금 제 앞에서 먹어주세요 선배! 그리고 내밀어진 거대한 아이스크림홀케이크.